벽체 세우기_전원속의 내집 20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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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수축, 지진과 강풍에 대비한 목조주택의 벽체 세우기
국내에 서양식 목조주택이 도입된 초창기, 이재원 씨는 우연히 마주친 한 건축현장에 반해 일본과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멀고 먼 여정에 오른다. 20년 후, 한국에 돌아 온 그가 북미 건축 경험담을 지면에 풀어 놓는다.
필자는 20여 년 전, 처음 마주친 미국 건축현장에서 크게 놀랐다. 수만 평이나 됨직한 끝이 안 보이는 신축 현장에 2, 3층의 목조주택들이 다음 공정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한국에서 콘크리트 주택에 익숙했던 터라 그 광경은 마치 판교나 일산의 아파트 단지 신축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그 후 필자 역시 캐나다의 산 속 전원주택이 아닌 도심 속 일반적인 목조주택을 짓는 일을 해 왔다.
당시 함께 일하던 한 동료가‘국민소득 2만5천불 이상 되는 나라는 목조주택에서 생활한다’고 말한적이 있다. 실제로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 등 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에서는 목조 주택을 많이 짓는다. 돌아와 보니, 이제 한국에서도 친환경 목조주택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목조주택은 사진과 같이 건축물의 기본골조로 목재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선 흔히 2×4. 2×6 공법으로 불리지만 캐나다에서는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주택을 짓는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목조 건축을 떠올린다.
북미의 목구조와 메탈 스터드
북미에서는 5층 건물까지 목구조로 짓기 때문에 빌라, 타운하우스 등도 온통 목조 현장이다. 100만㎞ 이상을 운행하며 미국과 캐나다의 주택현장을 다니면서 실제로 본 바도 그러하다.
일반주택은 경량목구조 주택이 90% 이상 차지하고, 경량목구조와 기둥ㆍ보 구조를 함께 조합해 짓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통나무주택은 도심에서는 드물지만, 자연과 가까운 곳에 캐빈 하우스(Cabin House)라 하여 지어지고 있다. 캐빈하우스는 나무의 특성상 종방향보다 횡방향의 수축률이 크기 때문에 처음 몇 년간은 관리를 잘해야 한다.
한편, 한국에서 스틸하우스라 불리는 공법은 캐나다에서 메탈스터드(Metal Stud)를 사용한 건축 공법에 해당하며, 일반 집이 아닌 상용 건물의 칸막이나 지하실 벽 처리 등에 적용한다. 특히 공용건물의 벽체나 천장은 반드시 메탈 스터드를 사용하도록 건축법에 명시되어 있다. 우리나라로 예를 들자면 고시원,유치원, 도서관 등 공공건물 같이 화재에 취약한 건물의 내벽 마감재로 사용하도록 지정된다.
단열재는 몇 가지로 구분된다. 용도에 따라서 단열용, 단열과 방음용으로 구분된다. 목재 스터드용 단열재를 메탈 스터드에 사용할 경우, 3/4인치가 적어서 결로가 생길 수 있고 단열과 방음 효과를 반감시킨다. 일반용 규격은 다음과 같다.
목조, 콘크리트, 철물의 조합
목조주택이라 하여 모든 것이 목조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하실이 있는 1층에서는 중앙에 아이빔(I Beam)을 설치하여 1층 바닥장선을 지탱해 주기도 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서 1층의 차고는 폭이 넓으므로 아이빔을 사용하여 벽체의 하중을 잡는다.
특히 대형건물에는 목조, 콘크리트, 아이빔을 함께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래 사진은 토론토 서쪽 미시사가의 한 교회를 신축할 때의 사진이다. 당시 건축비 절감을 위해 철빔과 목조, 콘크리트를 적절히 조합했다. 벽체는 철근 콘크리트로 하고 헤더는 아이빔을 사용했으며 지붕은 2×6 구조목으로 트러스를 공장에서 제작해 조립했다. 바닥은 길이가 20피트 이상으로 아이조이스트를 사용했다.
이처럼 강철, 목재,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혼용할 때는 각기 단열값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열재 작업시 큰 주의를 기울여야 결로를 예방할 수 있다. 작업 방법은 도면에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시공자는 도면에만 충실하면 하자 없는 공사를 할 수 있다.
1층 바닥은 콘크리트 판재로 500여 평 규모의 바닥을 하루만에 마감할 수 있었다.
연결 부위의 기밀막 형성
내벽과 외벽이 연결되는 곳, 벽체와 천장이 연결되는 곳은 비닐을 사용하여 기밀막을 형성해주므로 단열, 방습, 증기의 벽체 침투를 철저히 막는다. 내벽과 천장이 연결되는 부분에서 벽체의 탑 플레이트(Top Plate) 위에 비닐을 덮는다. 폭이 12인치, 두께는 0.6㎜ 정도다. 천장의 단열재 작업이 마무리 된 후 천장의 비닐과 테이프를 사용해 접착한다. 최근에는 실내용 타이백이 나와서 그것을 사용한다. 특히 전기박스 등을 설치하기 전에 비닐로 된 재료를 사용하여 미리 감싸준 다음, 벽체의 비닐과 테이프로 접합시킨다.
겨울의 어느 일요일에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50여명이 필자의 건축현장을 견학하러 왔다. 북미는 시공사의 시공능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지진과 강풍에 대비한 추가 작업
북미의 주거는 목조주택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지진이나 화재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다. TV에서 보다시피 대형 허리케인이나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하면 콘크리트나 목조 건물 모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공법을 진화시킬 뿐이다.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방화석고보드를 사용해 구조체를 보호하고, 지진 등 강풍에 대비하여 전산볼트를 사용해 기초와 벽체를 고정시킨다. 특히 해안가 목조주택이라면 꼭 필요한 장치이다.
지진이나 강풍에 대비해 18㎜ 전산볼트를 기초콘크리트의 앵커볼트와 1, 2층 벽체의 탑 플레이트에 고정한다. 필자가 머물던 온타리오주는 세계 5대호가 있으므로 바다 같은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서웠다. 이 때문에 약 8피트 간격 또는 각 모서리마다 설치하기도 했다.
외벽 합판(OSB) 붙이기
목조주택의 외벽 합판과 석고보드는 벽체가 횡 방향에서 오는 힘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못의 규격(2 1/2인치)과 시공 간격이 중요하고 못의 깊이도 검사관에게 지적당할 때가 있다. 아래 그림은 잘 박힌 못과 잘못 박힌 못을 보여준다. 목수가 구조체를 세우기 위하여 조정된 네일건을 그대로 사용하면 합판을 부착할 때 깊이 들어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네일건의 못 깊이를 조정해줘야 한다.
OSB는 세워서 부착하든 눕혀 부착하든 검사관이 특별히 지적하지 않는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목수일을한 사람이라면 눕혀서 부착한다. 아래 위를 서로 엇갈리게 하고, 반드시 OSB 사이에는 1/8인치의 공간을 주어 구조체의 수축에 대비한다.
창문의 개구부 주변에 합판을 부착할 때는 각 모서리에서 1피트 이상 떨어진 위치에 연결 부위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석고보드도 마찬가지다. 모서리에 합판이나 석고가 연결되면 그 부위에 미장 마감재가 갈라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1층과 2층의 연결
국내에서는 목조주택을 반년에 걸쳐 짓는다고 하면 실력 없는 사람으로 치부한다. 한국에 들어와 건축 현장에서 놀란 사실이 시공회사들이 저마다 공사를 빨리하는 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일이었다. 북미에서는 최소한 반년에서 1년 동안 집을 짓는다.
목재는 죽어 있는 듯하지만 살아 움직이고, 주변 기후에 맞춰 스스로 변형한다. 캐나다에서는 현장에 목재가 도착하면 일주일 정도 비닐을 풀어 야적한다. 공장에서 조립해 온 트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목재가 현지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구조목을 거의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과연 어떠한지 생각해 볼 문제다.
캐나다에서는 그렇게 적응 시간을 가지고 나서도 벽체합판 작업 시 1층과 2층의 림 조이스트(Rim Joist)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건축 외벽 마감을 할 즈음에 붙인다. 아무리 건조가 잘 된 나무라도 횡(나이테) 방향으로 수축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
간을 벌기 위함이다.
집을 짓고 세월이 지나면 층의 경계면이 부풀어 오르는 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거제도의 한 3층 펜션에서 외벽 사이딩의 2, 3층 바닥 부분이 튀어나와 수리하는 현장을 지켜본 적이 있다. 건물 구조체는 내려 앉는데 외벽 마감재는 수축되지 않기 때
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각 층 바닥을 기준으로 마감재료를 분리하면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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